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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요
모든 것의 최초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불꽃놀이가 있었습니다.
그 후에 폭발이 있었고, 그 후에는 하늘이 연기로 가득 찼습니다.
- 조르주 르메트르(Georges Lemaître), 1933년 윌슨산 천문대 세미나 발표.다.
약 137억 9900만 년(±210만 년) 전의 대폭발을 시작으로 우주가 팽창했다는 이론. 좀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현재 우주가 계속하여 팽창하고 있으니, 그 과정을 역으로 계속 되짚어 가면 '최초의 순간'에는 모든 것이 한 점에 모여있었을 것이란 일종의 역발상이다.
1927년 벨기에의 조르주 르메트르가 최초로 주장한 이래 많은 증거들과 발견들로 정상우주론을 제치고 정설로서 자리잡았다.
정확히 말하면 137억 년 전 우주에서 대폭발이 있었다는 것 자체는 거의 확실시되나, 빅뱅 이외에 우주의 기원에 대한 가설들이나 빅뱅 이전 시대에 대한 추측들도 현재까지 계속해서 논의되고 있다.
빅뱅이 우주의 시작이라면, 빅뱅 이전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이 이 빅뱅 이론의 가장 핵심적인 논의거리 중 하나다.
처음의 빅뱅 우주론에 비해서, 현재의 우주론은 굉장히 많은 발전을 이루었고 지금의 우주모형은 보통 우주상수-차가운 암흑 물질 우주론 (Lambda-Cold Dark Matter Cosmology, LCDM)으로 불린다.
대략 우주 밀도의 70%를 차지하는 우주상수와 25%를 차지하는 ‘암흑 물질’이 우주의 주된 구성 물질이라는 뜻이다.
현재 관측되는 우주 팽창 속도는 1메가파섹당 초속 68~74km다.
즉, 관찰자로부터 1메가파섹(326만 광년) 떨어져있는 물체는 약 초속 70km의 속도로 멀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이다.
관찰자로부터 먼 물체일수록 더 빨리 멀어지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우주 전체가 팽창하므로 당연한 일이며 지구에서뿐 아니라 어디에서든 마찬가지다.
여기서 "물체가 멀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는 표현을 썼지만 실제로는 공간(우주 자체)이 팽창하는 것이다.
때문에 "멀어지는" 속도가 광속을 넘어설 수도 있다.
질량이 있는 물체는 빛보다 빠를 수 없는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빛이 지나가는 공간 자체가 늘어나며 상대속도가 늘어나는 거라서 물리법칙을 거스르지 않는다.
3. 이론의 역사
1927년 벨기에 뢰번 가톨릭 대학교의 조르주 르메트르(Georges Lemaître)라는 물리학자 겸 신부가 처음으로 주장하였고, 이것이 현재의 빅뱅 이론으로 발전하였다.
빅뱅 우주론이 정설로 자리잡은 현재와는 달리, 당시 르메트르가 처음 이 이론을 주창할 당시에는 빅뱅은 마치 그리스도교에서 말하는 절대자의 천지창조, 곧 창세기의 “빛이 있으라”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어서 과학계로부터 심정적인 저항을 상당히 받았다.
하필이면 르메트르가 가톨릭 사제였던 것 역시 과학계에서 편견을 가지기에 좋은 조건이었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처음부터 수용된 것은 아니며, 빅뱅 이론과 반대되는 정상우주론, 곧 우주가 예전부터 그 상태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이론과 한때 팽팽하게 대립했었다.
르메트르도 이와 같은 사정을 모르지 않았기에, 과학으로서의 우주론과 신앙으로서의 창조는 전혀 연관이 없으며 연관 짓지도 말아달라고 교황청과 과학계를 설득하는 한편, 본인도 물리학자로서 빅뱅 우주론에 관해 말할 때는 성직자로서의 자신을 최대한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빅뱅(Big Bang) 이론'은 원어로 들어보면 그럴 듯하게 들리지만 의미를 풀어 보면 '대폭발/큰 쾅 이론'이란 뜻이며, 초기엔 태초의 화염구(primitive fireball) 정도로 불렸다.
'빅뱅'이라는 단어는 정상우주론을 지지했던 물리학자 프레드 호일이 1949년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해 팽창우주론을 비꼬려고 '팽창우주론이란 거대한 생일 케이크 속에 들어 있던 스트리퍼가 '빵(Bang)!'하고 튀어나오는 것과 같은 식이군요'라고 언급하면서 사용했던 것이 시초가 되었다는 설이 있는데, 프레드 호일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빅뱅이론을 약간 까는 어조로 "그럼 우주가 맨 처음에 꽈광!(Big Bang)하고 생겨났다는 말이군요?"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는 소문과, 반대로 조롱할 의도 없이 그저 팽창우주론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4. 불완전성
양자 역학과 상대성 이론의 통합 등, 빅뱅의 원인과 빅뱅 시작 후 초기를 설명하는 이론들이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히 설명할 수는 없다.
또, 현재까지 관측할 수 있는 우주배경복사가 어디까지나 가시영역 내의 우주(Observable universe, 볼 수 있는 영역의 우주)이기 때문에, 그 바깥쪽 영역(Invisible universe)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건과 현상은 밝혀낼 수 없다.
설명 불가능한 부분은 플랑크 시간이라고 불리는 시간의 최소단위인데 10−4310^{-43}10−43초 사이의 진정 찰나의 순간이다.
이 이하의 시간은 관측 불가능하다는 양자역학의 이론에 따라 현재로는 규명이 불가능하다.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요?" 또는 "빅뱅이 일어나기 5분 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나요?"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아직 과학자들도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상대성 이론으로 설명하자면 시간과 공간은 둘이 결합한 단일한 구조를 이루며 그런 구조가 물리법칙의 영향을 받는 것이기 때문에 공간이 없으면 시간 역시 없으므로 설명이 불가능하다.
'빅뱅 순간에 시간이라는 개념이 생겼으므로 처음부터 질문이 성립되지 않는다'라는 말도 맞거나 틀리다고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학자도 빅뱅 전의 상태에 대해 알 수 없다라고 대답하는 것이다.
일부 과학자들은 허수시간 단위의 도입을 통해서 이 특이점을 회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플랑크 시간 이전에는 허수 시간이 흘러서 t=0인 시점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가설인데, 이 해석으로는 무에서 우주가 탄생한 직후 어째서 사라지지 않고 우주가 확장을 시작했는지에 대해서 해석이 가능해지지만 이건 이것대로 허수 시간이 흐르다가 갑자기 실수 시간으로 넘어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해석이 분분하다.
5. 빅뱅 이론을 지지하고 있는 증거들
- 우주배경복사빅뱅 이론의 최대 증거. 우주배경복사는 과거 우주의 온도가 수천 도에 달할 정도로 뜨거웠고, 물질의 분포 또한 은하나 별이 형성되지 않은 매우 균일한 상태였다는 것을 말해준다.
특히 우주배경복사의 패턴을 정밀 분석하면 현재의 표준 우주론과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들어맞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로부터 탄생한 우주 거대 구조와 바리온 음향진동 등의 부가적인 현상들은 현재의 우주와도 무수히 많은 교차검증이 이루어졌다. - 우주 초기에 관측되는 퀘이사를 비롯한 생성 중인 은하들퀘이사는 우주의 크기가 현재의 약 1/3 수준이었을 당시 가장 많이 활동했으며, 최근으로 올수록 점진적으로 그 발견되는 수가 줄어든다.
이는 과거 빅뱅 이후의 우주의 환경이 비교적 시간이 많이 흐른 뒤인 현재와 달랐다는 것을 말해준다. - 우주에 존재하는 수소와 헬륨의 질량비현재 우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별들과 가스에서 발견되는 수소와 헬륨의 질량 비율은 3:1인데, 이는 빅뱅이 일어날 당시 식어가던 우주에서 핵융합에 의해 탄생한 원소의 비율과 일치한다.
현재 우주에 존재하는 양성자의 개수는 중성자의 약 7배이며 이는 우주가 식어갈 때 결합 에너지가 낮은 쪽인 양성자로의 베타 붕괴가 역베타 붕괴에 대해 우세를 점했기 때문이다.
항성 핵융합에 의해 생성되는 중성자와 헬륨의 양은 빅뱅 핵융합에 비하면 매우 미미하다. - 대부분의 은하에서 관측되는 적색편이 및 허블-르메트르 법칙우주가 균일하게 팽창한다는 관측적 증거를 통해 과거에 은하들이 한 곳에 있었다는 것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 올베르스의 역설빅뱅 우주론을 가정하면 올베르스의 역설은 자연스레 풀리게 된다.
자세한 설명은 해당 문서로.다. - 엔트로피의 법칙엔트로피의 법칙을 부정하지 않는 이상, 우주의 수명에는 반드시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우주에 끝이 존재한다는 것은 시작점도 존재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과거 어느 시점에 최소 엔트로피를 가졌던 우주의 시작점이 있었기 때문에 우주는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열역학에서, 어떤 macroscopic condition을 가지는 system의 microstate의 개수 Ω=gVNU3/2N \Omega = gV^{N}U^{3/2N}Ω=gVNU3/2N 에 대해서 엔트로피는 S=kBlogΩS=k_{B} log \OmegaS=kBlogΩ로 표현되는데, 이를 우주에 대해 적용시키면 ΔSuniv=Rlog(Vf/Vi) \Delta S_{univ} = R log (V_{f}/V_{i})ΔSuniv=Rlog(Vf/Vi)로 우주의 부피가 증가하는 것이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과 동치임을 알 수 있다.
6. 보완 가설들
폭발이 일어난 원인을 비롯해 빅뱅이라는 개념만으로 우주의 시작을 알기에는 너무나 불확실한 것들이 많기에 그를 보완할 수 있는 가설들이 여럿 나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을 꼽자면 다음과 같다.
- 인플레이션 우주론: 빅뱅 직후 잠깐 동안 우주가 빛의 속도 이상으로 미친 듯이 팽창했다.
- 진동 우주 가설: 빅뱅 - 빅 크런치 - 빅뱅 - 빅 크런치 - ...와 같이 빅뱅이 무한히 반복한다.
- 거품 우주 가설: 빅뱅 직후 양자적 '거품'이 발생하여 새로운 빅뱅이 일어나서 수많은 자식우주가 생성되었다.
- 빅 스플랫(big splat): 두 우주끼리의 충돌로 우리 우주가 생겨났다.
- 우주론적 자연 선택 가설: 기존 우주에 존재하던 물질이 중력 붕괴하여 블랙홀이 될 때 고전적인 특이점이 형성되지 않고, 기존 우주와 단절되고 물리 상수의 값도 다른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
7. 빅뱅 이전의 세계: 프로토버스(protoverse)
"빅뱅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나?", "빅뱅으로 만들어진 우리 우주 밖에는 무엇이 있나?"와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주류 과학자들도 설명하지 못하고 철학적인 면으로 해석해야 한다.
빅뱅이 시간의 시작이 아니라 대칭의 순간이었다는 의견도 있다.
쉽게 말해, 빅뱅은 모든 것의 시작점이 아니라, 이전의 우주가 어떠한 이유로 수축된 뒤에 다시 재팽창했던 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것은 빅바운스라 한다.
빅 크런치로 빅뱅을 설명한 문장을 인용한다.
"대붕괴는 단순한 물질의 끝이 아니다.
그건 모든 것의 끝이다.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냐라고 묻는 건 '빅뱅 전에 무슨 일이 있었나'라고 묻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 의미가 없다.
"폴 데이비스 -「마지막 3분」218쪽다.
"빅뱅이라는 과정에서 우린 더 이상 잘 정의된 시공간을 생각할 수 없고, 시공간이 완전히 사라진 확률들의 구름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빅뱅 때의 세계는 확률 구름으로 녹아있는데...(후략)"카를로 로벨리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205쪽다.
또한 칼 세이건은 빅뱅 이전의 현상을 과학이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종교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서 이런 말을 하였다.
우주 팽창과 대폭발 이론이 전적으로 옳다고 한다면, 우리는 좀 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대폭발의 순간은 어떤 상태였는가? 대폭발 이전의 상황은? 그 당시 우주의 크기는? 어떻게 물질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던 우주에서 갑자기 물질이 생겨났는가? 이러한 물음은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사람들은 보통 특이점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한 설명을 신의 몫으로 떠넘긴다.
이것은 여러 문화권에 공통된 현상이다.
하지만 신이 무(無)에서 우주를 창조했다는 답은 임시변통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근원을 묻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대결하려면 당연히 "그렇다면 그 창조주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해결해야 한다.
만일 이 질문에는 답이 없다라는 식의 결론밖에 내리지 못한다면, 차라리 우주의 기원 문제에는 답이 없다 하고 한 단계 일축하는 것이 어떨까? 또 한편으로, 신은 항시 존재했다는 결론을 내린다면, 역시 한 단계 줄여, 우주가 항시 존재했다고 하면 어떻겠는가?칼 세이건, 「코스모스」 418쪽(번역본 기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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